2012년 12월 3일 월요일

찜질방 휴대폰 도둑 ‘진짜’ 낚싯줄에 낚였다

서울 광진구에서 찜질방을 운영하는 오모(66) 씨는 찜질방 내 휴대전화 절도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중 묘안을 생각해 냈다. 지난 5월 우연히 몇몇 찜질방에서 휴대전화 분실 예방을 위해 고객들에게 낚싯줄을 제공한다는 말을 들었고 그 즉시 자신이 운영하는 찜질방 카운터에 길이 1m가량의 낚싯줄을 비치해 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낚싯줄이 귀찮고 불편해 사용하기 꺼려했지만 오 씨는 손님들을 상대로 끈질기게 휴대전화 절도 예방을 위해 낚싯줄 사용을 권했다. 오 씨의 노력 덕에 점차 낚싯줄을 활용하는 손님들이 증가하던 중 결국 실제로 절도범을 붙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7월 9일 오전 평소 오 씨의 찜질방을 자주 이용하던 정모(45) 씨는 카운터에 비치된 낚싯줄을 보고 예전에 찜질방에서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사건을 떠올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낚싯줄을 가지고 찜질방 안으로 들어간 그는 목욕을 마치고 자신의 손목과 휴대전화를 낚싯줄로 묶은 뒤 잠을 청했다. 그런데 정 씨가 잠든 지 불과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낚싯줄에 의해 손목이 잡아당겨졌고 놀라 잠이 깬 정 씨는 중학생 A(14) 군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예상치 못한 낚싯줄에 당황한 A 군은 다른 방으로 도망쳤지만 결국 정 씨의 손에 붙잡혔고 10대 청소년이라 봐주려 했던 정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A 군의 태도에 버릇을 고쳐줘야겠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광진경찰서는 찜질방에서 휴대전화를 훔치려 한 혐의(절도미수)로 A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한편 찜질방 주인 오 씨는 “예방 차원에서 낚싯줄을 비치해 둔 것인데 실제로 절도범을 잡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찜질방 내에서 휴대전화 절도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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