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맨유, 경기 전부터 터키 극성팬들에게 '봉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극성스런 터키팬들에게 경기전부터 봉변을 당했다.

맨유는 21일 새벽 4시 45분(이하 한국시각) 투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갈라타사라이(터키)를 맞아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맨유는 앞선 조별리그 네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대회 32개 팀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갈라타사라이는 불안한 조 2위다. 1승1무2패(승점 4)로 CFR클루이와 동률이지만 승자승 원칙에서 앞서며 16강 진출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다.


갈라타사라이로선 맨유전이 사실상 조 2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 그러잖아도 유별난 갈라타사라이팬들인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는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갈라타사라이 홈 구장 투르크 텔레콤 아레나는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구장으로 유명하다. 5만 2000 홈팬들의 뜨거운 열기는 최대 131데시벨의 함성으로 이어진다. 이는 제트 비행기가 이륙할 때보다도 큰 수준이다.

맨유는 지난 1993년 11월 처음 갈라타사라이 원정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맨유는 원정 팬들의 위협적 분위기 속에 0-0 무승부에 그친 바 있다. 특히 에릭 칸토나브라이언 롭슨은 경기장 복도에서 폭동 진압 경찰에게 도리어 공격을 받기도 했다.

19년 만에 터키를 찾은 맨유는 경기도 치르기 전 또 한 번 갈라타사라이 팬들의 극성스러움을 경험했다. 20일 맨유 선수단이 도착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앞에는 천 여명의 갈라타사라이 팬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Welcome to Hell)'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수백 명의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는 홍염을 터뜨리며 위협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맨유 선수단은 정문이 아닌 지하통로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터키팬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한 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1993년은 정말 엄청났다"라며 "굉장히 무서운 경험이었지만, 닉 포웰과 알렉스 버트너 등 어린 선수들을 제외하면 몇 차례 터키의 분위기를 경험했기에 이젠 익숙하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맨유는 이번 갈라타사라이전에 나설 선수단에서 웨인 루니, 로빈 판 페르시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최근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필 존스가 복귀전을 치르는 정도다. 대신 8명의 U-21(21세 이하) 팀 선수들을 명단에 포함했다.

퍼거슨 감독은 "우린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클럽의 자존심을 갖고 남은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그는 젊은 선수들의 출전에 대해 "몇몇 변화는 있겠지만 도박이라 생각지 않는다"라며 "모든 경기를 잘 치를 만큼 경험이 충분한 선수들"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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